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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07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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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오는 2월 2일(월) 미얀마 '봄의 혁명' 5년 기념토론회(성공회대 아시아엔지오정보센터,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경기도 광명시 공동주최) 발표자인 박은홍 교수(성공회대 정치외교학과)의 기고다. <기자말>
[박은홍 기자]
▲ 방패를 든 반 쿠데타 시위대가 2021년 3월 3일 수요일, 미얀마 양곤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미얀마의 시위대는 검증완료릴게임 2월 군부의 권력 장악에 항의하기 위해 이날 다시 거리로 나섰다. 이들이 들고 있는 방패에는 ‘봄의 혁명(Spring revolution)’ 이라고 적혀 있다.
ⓒ 연합뉴스 = AP
끝 골드몽릴게임 이 보이지 않는 지난한 투쟁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지 5년이 되었다. 쿠데타 군부의 잔인함은 끝이 보이지 않고, 국민들의 삶은 나날이 더 힘들어지고 있다. 세계식량계획(WFP)은 2026년에 미얀마에서 1200만 명 이상이 심각한 기아에 직면할 것이며, 그 중 약 100만 명은 생명을 구해야 하는 긴급 지원이 온라인야마토게임 필요한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미얀마 인도주의 필요 및 대응 계획에 따르면, 국내 난민은 내년에 360만 명에서 400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급증은 수백 만 가구를 극심한 궁핍 상태로 몰아넣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격화되는 분쟁과 급증하는 난민으로 인해 기아 위기가 한계점에 도 릴게임방법 달할 위험에 처해 있지만 국제사회는 주목하고 있지 않다.
2023년 3월에 발행된 유엔인권이사회 보고서는 미얀마 군부의 '네 개의 단절(four cuts)전략'이 미얀마 내부 인권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때의 '네 개'란 식량 공급, 자금, 인력 충원, 정보를 지칭한다. 쿠데타 군부는 시민불복종운동(CDM)을 두고 "잡 야마토게임방법 초를 뿌리 뽑겠다"고 폭언을 내뱉었고 실제 이들은 평화적 시위대와 민간인들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
쿠데타 이후 출범한 임시정부 민족통합정부(NUG)는 2020년 11월 총선에 선출된 의원, 소수민족, 그리고 시민사회단체 대표들로 2021년 4월에 17개의 부처로 출발했다. NUG에는 집권했어야 할 아웅산 수지가 이끌던 민족민주동맹(NLD) 출신들이 대다수였다. 2021년 2월 1일 쿠데타 이전의 NLD 정부를 그대로 재현하려는 시도였다.
NUG는 정치군인의 통치와 쿠데타를 정당화하는 2008년 헌법 폐기를 선언했다. 또 쿠데타를 주도한 민아웅흘라잉 휘하의 군부를 테러 집단으로 규정하고 이들로부터 양민들을 보호하는 '방어 전쟁'을 선언하였다. 반군부 진영이 군부와 맞서기 위해 비평화적 수단의 투쟁을 선택한 것이다. 많은 청년들이 집을 떠나 PDF, CDF, LDF 등에 가세해 군과 전투를 벌였다. 사가잉, 마그웨이, 바고 등지는 널리 알려진 격전지가 되었다. PDF의 활약이 큰 지역의 확대는 곧 NUG의 영향력의 확대를 의미하게 되었다.
마침내 2023년 10월 27일 이른바 '세형제동맹'의 1027 작전 이후 군부가 전 국토의 60%가량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했다는 보고가 나왔다. 연방군(federal army)의 중추가 되어야 할 임시정부 민족통합정부(NUG) 산하 시민방위군(PDF)과 소수민족무장조직(EAOs), 여타 지역방위군(LDF) 등의 무장력이 군부를 타격했다.
소수민족무장조직들, 이들과 동맹관계에 있는 PDF는 2021년 쿠데타 이후로 103개의 도시를 장악했다. 사가잉 지역뿐만 아니라, 북쪽의 샨주외 아라칸 주는 저항 무장조직이 군부정권에 대항하여 가장 활발하게 싸우는 지역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군부 진영의 대표격인 NUG를 인정한 나라는 하나도 없다. 반면 쿠데타 초기부터 군부를 지지한 중국과 러시아는 민아웅흘라잉 군총사령관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2023년 10월 27일에 있었던 '세형제동맹'의 군부에 대한 공격도 한때 큰 성과를 보였지만 중국의 개입으로 인해 동력이 떨어졌다.
'세형제동맹'의 일원이면서 미얀마 서부 라카인 지역을 근거지로 전쟁을 벌인 아라칸군(AA)은 중국의 영향력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그나마 군부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은 최근 미얀마 총선 관련 아웅산 수지가 이끌던 NLD 등 반군부 정치세력을 배제한 정당성이 없는 최근 세 번의 걸친 총선도 지원했다. 미얀마 사태를 두고 수수방관하는 미국 등 서방에 비해 중국의 미얀마 개입은 매우 적극적이고 미얀마의 평화 회복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아웅산 수지의 NLD포퓰리즘 정권의 한계
국민 대다수는 1기 NLD 정부(2016-2020)의 실적에 만족한 것은 아니었다. 공약으로 내건 경제 발전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고 말할 수 없고, 소수민족과의 화해는 답보 상태를, 언론자유는 후퇴한 면이 있었다. 특히 대량의 로힝야 난민을 촉발시킨 미얀마 군에 대한 아웅산 수지의 대응에 국제사회도 실망했다. 인권과 민주주의의 아이콘으로 여겨지던 그녀의 이미지는 크게 손상을 입었다.
그렇다고 해서, 국민의 이익이 아니라 군의 이권과 특권을 지키기 위해, 군부 쿠데타를 통해 민주화를 역행시켜도 좋다는 것은 아니었기에 2·1쿠데타 직후 미얀마 국민들은 아웅산 수지 등의 석방을 요구하며 항의 시위를 일으켰고, 서방국가들을 비롯한 국제 사회는 이를 지지했다.
2012년에 정계 입문한 직후, 아웅산 수지와 NLD는 많은 미얀마 국민의 의사에 반하게 국적법 개정을 통해 로힝야에게 국적을 부여하는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2016년 집권한 이후 태도를 바꾸어 로힝야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다.
2020년 총선에서는 그때까지 로힝야에게 인정되고 있던 선거권이나 피선거권이 박탈되었다. 로힝야 위기를 거치며 이슬람 배제의 기세를 높여가던 불교 내셔널리즘이 고조되는 가운데, 집권세력인 아웅산 수지와 NLD의 포퓰리즘이 언론 제한, 차별적 법치주의, 비판자 억압 등 배제적 포퓰리즘으로 변해간 것이다.
군부정권 때에도 집권 이후에도 법치의 중요성을 반복해서 주장해온 NLD였다. 법은 사람들을 억압하는 도구가 아니라, 사람들이 안전하게 살아가기 위해 존재하며, 공정한 사법절차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던 NLD였다. 그러나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에서 군에 의한 로힝야 소탕 작전을 비판한 국내 언론매체의 편집자나 영화감독이 국가기밀법, 비합법결사법 위반 등으로 체포되었다. 이 법들은 영국 식민지 시기 미얀마인들을 통제하기 위해 제정된 것이었다. 2020년 11월 총선을 앞두고 NLD에 의한 시민사회 억압과 함께 소수민족에 대해 강압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었다.
문제는 '봄의 혁명' 내부에도 있다
▲ 미얀마의 역사
ⓒ 박은홍
쿠데타가 일어나고 봄의 혁명이 시작된 지 5년이 된 현재 반군부 전선의 중심에는 NLD의 영향력이 여전히 크다고 보는 NUG가 중심에 있다.
그러나 반군부 전선 내 연대는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순탄치 않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중부 사가잉 지역에서 군과의 전투에서 공로를 세운 버마민족혁명군(BNRA)과 그 지도자 보나가, 그리고 NUG 사이의 갈등설이 제기되어 오던 차에, NUG가 BNRA에 대한 공격 명령을 비밀리에 내렸다는 사실이 최근 독립 언론인의 폭로를 통해 공개되었다. 또한 이미 2024년 9월 26일자 BBC 뉴스에서는 NUG 산하 국민방위대(파카파) 조직원에 의한 살인 사례가 폭로된 바 있다.
그동안 NUG 산하에는 시민방위군(PDF)과 국민방위대(파카파) , 국민행정조직(파아파) , 국민치안조직(파라파)을 포괄하는 지역기반 조직들이 있었다. 그런데 미얀마 중부 사가잉의 경우 이들 지역기반조직이 과도한 세금과 비용을 징수했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자국 민간인을 대량으로 살상하는 데모사이드(democide) 국면에서 반군부 진영의 도덕성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만달레이 시위 지도자인 테자산 전문의는 이런 현장 상황에 대해 신속한 개선이 필요하며, 제때 바로잡지 못할 경우 주민들이 혁명 자체에 실망하게 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이와 함께 그는 NUG를 향해 출범 초기 시민들이 기대했던 방향으로의 대대적인 개혁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까렌민족연합(KNU)과 까렌민족진보당(KNPP)의 범 반군부연대조직인 민족통합자문위원회(NUCC) 탈퇴도 좋은 신호는 아니다. 이들은 NUCC의 우선순위와 활동이 현장의 실상과 점점 더 동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탈퇴 이유로 들었다. 이로써 NUCC에는 무장 조직으로는 전(全)버마학생민주전선(ABSDF)만이, 정당으로는 NLD없이 신사회민주당(DPNS)만이 남아 있는 초라한 현실이다.
지난해 12월 8일 개혁안을 발표한 NUG의 대통령대행 드왈라시라는 NUG가 대중이 기대하고 있는 여러 저항 단체들과의 통합된 협력을 아직 이루지는 못했음을, 또 통합을 방해하는 장벽이 2021년 쿠데타에 반대하는 저항 과정에서뿐만 아니라, 수십년에 걸쳐 기존 군사 정권 하에서 형성된 분열에서 기인한 것임을 인정했다.
성찰이 최선의 공세다
"억압의 비용이 포용의 비용을 앞지를수록 경쟁적 체제의 가능성은 그만큼 더 커진다"라는 저명한 정치학자 로버트 달(Rober t Dahl)의 공리(axiom)에 비추어 볼 때, 지난 12월 28일, 1월 11일과 25일 총 3회에 걸쳐 실시된 군부 주도의 총선은 이 공리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 내전 상황에서 군부의 억압 비용이 포용 비용을 분명히 능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NLD와 같은 실질적 야당 세력을 배제한 채 총선을 강행한 군부는 합리적 계산을 도외시할 정도로 위기에 몰려 있음을 자인한 꼴이 되었다. 이는 통제된 경쟁 구조를 형성하려는 최소한의 의지조차 없는 미얀마 군부의 민낯을 보여준다.
군부가 주도한 이번 총선은 중국의 노골적인 지원과 암묵적 승인 속에서 진행되었다. 총선을 통해 군부의 상황 관리 능력이 제고될 것이라는 중국의 판단은 머지않아 오판임이 드러날 것이다. 2015년 NLD의 불참여 속에서 치러진 2010년 총선의 부당성처럼 이번 총선도 정당성(legitimacy)없는 군사정부를 확인시켜 줄 뿐이다. 군부는 이러한 정치적 약점을 의식하고 '동의'가 아닌 '공포'에 기반한 정치를 더욱 강화할 것이다.
데모사이드(democide)를 중단시키기 위해서는 평화적 수단에 의한 평화가 아닌, 군사력이라는 비평화적 수단에 의한 평화가 불가피하다. NUG가 방어 전쟁을 시작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반군부 진영 관할 지역에서는 '도덕성의 정도'가 쟁점이라면, 군부가 통치하는 공간은 도덕성을 아랑곳하지 않고 청년들을 강제 징집해 대는 전체주의적 악몽 그 자체이다.
그러나 전체주의적 방식으로 국민을 더욱 옥죄고 있는 군부가 갑작스러운 죽음(sudden death)을 맞는다고 해도 현재로선 소수민족을 포함한 범 반군부진영간 정치적 협약이 부재한 상황 하에서1950년대 우누 민간정부 시기와 같은 대혼란만이 있게 될 것이고 군부는 질서와 안정을 내세우며 다시 정치적으로 소생할 것이다.
소수민족을 포함한 모든 정치적 주체가 참여한 연방민주주의의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NUG부터 뼈아픈 성찰이 있어야 한다. 성찰은 2·1쿠데타 이후 시기는 물론 아웅산 수지의 NLD 집권 시기, 더 멀리는 우누 민간 정부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래야만 소수민족 진영이 왜 NUG에 흔쾌히 손을 내밀지 않는지 이해할 수 있다.
국내외의 큰 기대를 받았던 아웅산 수지의 NLD 정부가 "기존 군사 정부와 무엇이 다르냐"라는 비판을 왜 받았는지 돌아봐야 한다. 2020년 11월 NLD의 총선 승리는 그들이 압도적으로 잘해서가 아니라, "군부보다는 낫다"라고 본 국민들의 차선책이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또한 2020년 11월 총선을 앞두고 선거 공정성을 운운할 자격조차 없는 군부의 총선 연기 주장은 차치하더라도, 라카인주 같은 변방 지역에서와 같이 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 없는 상황을 무시하고 이를 강행했던 점에 대해서도 반성이 필요하다.
다행히 최근 NUG와 소수민족무장세력(EAOs)은 체계적인 연방권력구조로의 전환을 추진하기 위해 연방운영위원회(The Federal Steer ing Counci l )를 함께 구성하기로 했다. 이 위원회는 정치적 정당성, 조정 및 협력, 지속적인 연결성 이 세가지를 핵심 사항으로 설정하였다. 연방운영위원회는 향후 NUCC , NUG를 포함한 기존 혁명조직들의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왜 NUCC를 강화하지 않고 새로운 조직을 만들려고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쪽을 설득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미얀마에 연방민주주의의 세상을 완성해 줄 연금술사의 돌(Philosopher's Stone)이 현실화되는 그날을 상상해 본다.
▲ 오는 2월 2일(월) 미얀마 '봄의 혁명' 5년 기념토론회(성공회대 아시아엔지오정보센터,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경기도 광명시 공동주최)가 열린다.
ⓒ 박은홍
덧붙이는 글
[박은홍 기자]
▲ 방패를 든 반 쿠데타 시위대가 2021년 3월 3일 수요일, 미얀마 양곤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미얀마의 시위대는 검증완료릴게임 2월 군부의 권력 장악에 항의하기 위해 이날 다시 거리로 나섰다. 이들이 들고 있는 방패에는 ‘봄의 혁명(Spring revolution)’ 이라고 적혀 있다.
ⓒ 연합뉴스 = AP
끝 골드몽릴게임 이 보이지 않는 지난한 투쟁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지 5년이 되었다. 쿠데타 군부의 잔인함은 끝이 보이지 않고, 국민들의 삶은 나날이 더 힘들어지고 있다. 세계식량계획(WFP)은 2026년에 미얀마에서 1200만 명 이상이 심각한 기아에 직면할 것이며, 그 중 약 100만 명은 생명을 구해야 하는 긴급 지원이 온라인야마토게임 필요한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미얀마 인도주의 필요 및 대응 계획에 따르면, 국내 난민은 내년에 360만 명에서 400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급증은 수백 만 가구를 극심한 궁핍 상태로 몰아넣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격화되는 분쟁과 급증하는 난민으로 인해 기아 위기가 한계점에 도 릴게임방법 달할 위험에 처해 있지만 국제사회는 주목하고 있지 않다.
2023년 3월에 발행된 유엔인권이사회 보고서는 미얀마 군부의 '네 개의 단절(four cuts)전략'이 미얀마 내부 인권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때의 '네 개'란 식량 공급, 자금, 인력 충원, 정보를 지칭한다. 쿠데타 군부는 시민불복종운동(CDM)을 두고 "잡 야마토게임방법 초를 뿌리 뽑겠다"고 폭언을 내뱉었고 실제 이들은 평화적 시위대와 민간인들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
쿠데타 이후 출범한 임시정부 민족통합정부(NUG)는 2020년 11월 총선에 선출된 의원, 소수민족, 그리고 시민사회단체 대표들로 2021년 4월에 17개의 부처로 출발했다. NUG에는 집권했어야 할 아웅산 수지가 이끌던 민족민주동맹(NLD) 출신들이 대다수였다. 2021년 2월 1일 쿠데타 이전의 NLD 정부를 그대로 재현하려는 시도였다.
NUG는 정치군인의 통치와 쿠데타를 정당화하는 2008년 헌법 폐기를 선언했다. 또 쿠데타를 주도한 민아웅흘라잉 휘하의 군부를 테러 집단으로 규정하고 이들로부터 양민들을 보호하는 '방어 전쟁'을 선언하였다. 반군부 진영이 군부와 맞서기 위해 비평화적 수단의 투쟁을 선택한 것이다. 많은 청년들이 집을 떠나 PDF, CDF, LDF 등에 가세해 군과 전투를 벌였다. 사가잉, 마그웨이, 바고 등지는 널리 알려진 격전지가 되었다. PDF의 활약이 큰 지역의 확대는 곧 NUG의 영향력의 확대를 의미하게 되었다.
마침내 2023년 10월 27일 이른바 '세형제동맹'의 1027 작전 이후 군부가 전 국토의 60%가량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했다는 보고가 나왔다. 연방군(federal army)의 중추가 되어야 할 임시정부 민족통합정부(NUG) 산하 시민방위군(PDF)과 소수민족무장조직(EAOs), 여타 지역방위군(LDF) 등의 무장력이 군부를 타격했다.
소수민족무장조직들, 이들과 동맹관계에 있는 PDF는 2021년 쿠데타 이후로 103개의 도시를 장악했다. 사가잉 지역뿐만 아니라, 북쪽의 샨주외 아라칸 주는 저항 무장조직이 군부정권에 대항하여 가장 활발하게 싸우는 지역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군부 진영의 대표격인 NUG를 인정한 나라는 하나도 없다. 반면 쿠데타 초기부터 군부를 지지한 중국과 러시아는 민아웅흘라잉 군총사령관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2023년 10월 27일에 있었던 '세형제동맹'의 군부에 대한 공격도 한때 큰 성과를 보였지만 중국의 개입으로 인해 동력이 떨어졌다.
'세형제동맹'의 일원이면서 미얀마 서부 라카인 지역을 근거지로 전쟁을 벌인 아라칸군(AA)은 중국의 영향력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그나마 군부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은 최근 미얀마 총선 관련 아웅산 수지가 이끌던 NLD 등 반군부 정치세력을 배제한 정당성이 없는 최근 세 번의 걸친 총선도 지원했다. 미얀마 사태를 두고 수수방관하는 미국 등 서방에 비해 중국의 미얀마 개입은 매우 적극적이고 미얀마의 평화 회복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아웅산 수지의 NLD포퓰리즘 정권의 한계
국민 대다수는 1기 NLD 정부(2016-2020)의 실적에 만족한 것은 아니었다. 공약으로 내건 경제 발전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고 말할 수 없고, 소수민족과의 화해는 답보 상태를, 언론자유는 후퇴한 면이 있었다. 특히 대량의 로힝야 난민을 촉발시킨 미얀마 군에 대한 아웅산 수지의 대응에 국제사회도 실망했다. 인권과 민주주의의 아이콘으로 여겨지던 그녀의 이미지는 크게 손상을 입었다.
그렇다고 해서, 국민의 이익이 아니라 군의 이권과 특권을 지키기 위해, 군부 쿠데타를 통해 민주화를 역행시켜도 좋다는 것은 아니었기에 2·1쿠데타 직후 미얀마 국민들은 아웅산 수지 등의 석방을 요구하며 항의 시위를 일으켰고, 서방국가들을 비롯한 국제 사회는 이를 지지했다.
2012년에 정계 입문한 직후, 아웅산 수지와 NLD는 많은 미얀마 국민의 의사에 반하게 국적법 개정을 통해 로힝야에게 국적을 부여하는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2016년 집권한 이후 태도를 바꾸어 로힝야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다.
2020년 총선에서는 그때까지 로힝야에게 인정되고 있던 선거권이나 피선거권이 박탈되었다. 로힝야 위기를 거치며 이슬람 배제의 기세를 높여가던 불교 내셔널리즘이 고조되는 가운데, 집권세력인 아웅산 수지와 NLD의 포퓰리즘이 언론 제한, 차별적 법치주의, 비판자 억압 등 배제적 포퓰리즘으로 변해간 것이다.
군부정권 때에도 집권 이후에도 법치의 중요성을 반복해서 주장해온 NLD였다. 법은 사람들을 억압하는 도구가 아니라, 사람들이 안전하게 살아가기 위해 존재하며, 공정한 사법절차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던 NLD였다. 그러나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에서 군에 의한 로힝야 소탕 작전을 비판한 국내 언론매체의 편집자나 영화감독이 국가기밀법, 비합법결사법 위반 등으로 체포되었다. 이 법들은 영국 식민지 시기 미얀마인들을 통제하기 위해 제정된 것이었다. 2020년 11월 총선을 앞두고 NLD에 의한 시민사회 억압과 함께 소수민족에 대해 강압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었다.
문제는 '봄의 혁명' 내부에도 있다
▲ 미얀마의 역사
ⓒ 박은홍
쿠데타가 일어나고 봄의 혁명이 시작된 지 5년이 된 현재 반군부 전선의 중심에는 NLD의 영향력이 여전히 크다고 보는 NUG가 중심에 있다.
그러나 반군부 전선 내 연대는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순탄치 않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중부 사가잉 지역에서 군과의 전투에서 공로를 세운 버마민족혁명군(BNRA)과 그 지도자 보나가, 그리고 NUG 사이의 갈등설이 제기되어 오던 차에, NUG가 BNRA에 대한 공격 명령을 비밀리에 내렸다는 사실이 최근 독립 언론인의 폭로를 통해 공개되었다. 또한 이미 2024년 9월 26일자 BBC 뉴스에서는 NUG 산하 국민방위대(파카파) 조직원에 의한 살인 사례가 폭로된 바 있다.
그동안 NUG 산하에는 시민방위군(PDF)과 국민방위대(파카파) , 국민행정조직(파아파) , 국민치안조직(파라파)을 포괄하는 지역기반 조직들이 있었다. 그런데 미얀마 중부 사가잉의 경우 이들 지역기반조직이 과도한 세금과 비용을 징수했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자국 민간인을 대량으로 살상하는 데모사이드(democide) 국면에서 반군부 진영의 도덕성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만달레이 시위 지도자인 테자산 전문의는 이런 현장 상황에 대해 신속한 개선이 필요하며, 제때 바로잡지 못할 경우 주민들이 혁명 자체에 실망하게 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이와 함께 그는 NUG를 향해 출범 초기 시민들이 기대했던 방향으로의 대대적인 개혁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까렌민족연합(KNU)과 까렌민족진보당(KNPP)의 범 반군부연대조직인 민족통합자문위원회(NUCC) 탈퇴도 좋은 신호는 아니다. 이들은 NUCC의 우선순위와 활동이 현장의 실상과 점점 더 동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탈퇴 이유로 들었다. 이로써 NUCC에는 무장 조직으로는 전(全)버마학생민주전선(ABSDF)만이, 정당으로는 NLD없이 신사회민주당(DPNS)만이 남아 있는 초라한 현실이다.
지난해 12월 8일 개혁안을 발표한 NUG의 대통령대행 드왈라시라는 NUG가 대중이 기대하고 있는 여러 저항 단체들과의 통합된 협력을 아직 이루지는 못했음을, 또 통합을 방해하는 장벽이 2021년 쿠데타에 반대하는 저항 과정에서뿐만 아니라, 수십년에 걸쳐 기존 군사 정권 하에서 형성된 분열에서 기인한 것임을 인정했다.
성찰이 최선의 공세다
"억압의 비용이 포용의 비용을 앞지를수록 경쟁적 체제의 가능성은 그만큼 더 커진다"라는 저명한 정치학자 로버트 달(Rober t Dahl)의 공리(axiom)에 비추어 볼 때, 지난 12월 28일, 1월 11일과 25일 총 3회에 걸쳐 실시된 군부 주도의 총선은 이 공리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 내전 상황에서 군부의 억압 비용이 포용 비용을 분명히 능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NLD와 같은 실질적 야당 세력을 배제한 채 총선을 강행한 군부는 합리적 계산을 도외시할 정도로 위기에 몰려 있음을 자인한 꼴이 되었다. 이는 통제된 경쟁 구조를 형성하려는 최소한의 의지조차 없는 미얀마 군부의 민낯을 보여준다.
군부가 주도한 이번 총선은 중국의 노골적인 지원과 암묵적 승인 속에서 진행되었다. 총선을 통해 군부의 상황 관리 능력이 제고될 것이라는 중국의 판단은 머지않아 오판임이 드러날 것이다. 2015년 NLD의 불참여 속에서 치러진 2010년 총선의 부당성처럼 이번 총선도 정당성(legitimacy)없는 군사정부를 확인시켜 줄 뿐이다. 군부는 이러한 정치적 약점을 의식하고 '동의'가 아닌 '공포'에 기반한 정치를 더욱 강화할 것이다.
데모사이드(democide)를 중단시키기 위해서는 평화적 수단에 의한 평화가 아닌, 군사력이라는 비평화적 수단에 의한 평화가 불가피하다. NUG가 방어 전쟁을 시작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반군부 진영 관할 지역에서는 '도덕성의 정도'가 쟁점이라면, 군부가 통치하는 공간은 도덕성을 아랑곳하지 않고 청년들을 강제 징집해 대는 전체주의적 악몽 그 자체이다.
그러나 전체주의적 방식으로 국민을 더욱 옥죄고 있는 군부가 갑작스러운 죽음(sudden death)을 맞는다고 해도 현재로선 소수민족을 포함한 범 반군부진영간 정치적 협약이 부재한 상황 하에서1950년대 우누 민간정부 시기와 같은 대혼란만이 있게 될 것이고 군부는 질서와 안정을 내세우며 다시 정치적으로 소생할 것이다.
소수민족을 포함한 모든 정치적 주체가 참여한 연방민주주의의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NUG부터 뼈아픈 성찰이 있어야 한다. 성찰은 2·1쿠데타 이후 시기는 물론 아웅산 수지의 NLD 집권 시기, 더 멀리는 우누 민간 정부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래야만 소수민족 진영이 왜 NUG에 흔쾌히 손을 내밀지 않는지 이해할 수 있다.
국내외의 큰 기대를 받았던 아웅산 수지의 NLD 정부가 "기존 군사 정부와 무엇이 다르냐"라는 비판을 왜 받았는지 돌아봐야 한다. 2020년 11월 NLD의 총선 승리는 그들이 압도적으로 잘해서가 아니라, "군부보다는 낫다"라고 본 국민들의 차선책이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또한 2020년 11월 총선을 앞두고 선거 공정성을 운운할 자격조차 없는 군부의 총선 연기 주장은 차치하더라도, 라카인주 같은 변방 지역에서와 같이 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 없는 상황을 무시하고 이를 강행했던 점에 대해서도 반성이 필요하다.
다행히 최근 NUG와 소수민족무장세력(EAOs)은 체계적인 연방권력구조로의 전환을 추진하기 위해 연방운영위원회(The Federal Steer ing Counci l )를 함께 구성하기로 했다. 이 위원회는 정치적 정당성, 조정 및 협력, 지속적인 연결성 이 세가지를 핵심 사항으로 설정하였다. 연방운영위원회는 향후 NUCC , NUG를 포함한 기존 혁명조직들의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왜 NUCC를 강화하지 않고 새로운 조직을 만들려고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쪽을 설득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미얀마에 연방민주주의의 세상을 완성해 줄 연금술사의 돌(Philosopher's Stone)이 현실화되는 그날을 상상해 본다.
▲ 오는 2월 2일(월) 미얀마 '봄의 혁명' 5년 기념토론회(성공회대 아시아엔지오정보센터,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경기도 광명시 공동주최)가 열린다.
ⓒ 박은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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