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천안교도소는 날마다 ‘통역 전쟁’···번역기는 필수, 언어 벼락치기도

2026.04.03 12:44 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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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기운이 일면서 따뜻해진 지난 24일 충남 천안교도소. 큰 철문을 열고 들어가자 아침 9시30분부터 수용자들이 운동을 하고 있었다. 모두 같은 색깔의 수용복 차림이었지만 한국인들 틈으로 다양한 국적의 수용자들 모습이 보였다. 운동장을 가로질러 수용동으로 향하는 길목에 3개국 언어로 된 푯말이 걸려 있었다. ‘지나간 것은 되돌릴 수 없지만, 미래는 바꿀 수 있다’ ‘The past cannot be changed, The future is still in your power’ ‘过去了不能回头,但是未来可以改变’라는 글귀가 보였다.
다시 철문을 열고 계단을 오르자 외국인 기결 수용자만 생활하는 수용실 14개가 이어졌다. 4.8평(15.79㎡) 남짓한 방 한 곳의 정원은 5명이었지만 6~8명씩 수용돼 있었다. 한 개 층을 관리하는 교도관은 한 명뿐이다.
천안교도소는 국내 유일의 외국인 전담 교정시설이다. 2010년 2월 전담시설 지정 이후 외국인 미결·기결 수용자가 꾸준히 늘었다. 외국 수용자들은 대전·여주교도소, 청주여자교도소 등으로도 수용되는데 천안교도소가 단연 인원이 많다. 지난 20일 기준 천안교도소 총 수용자는 1510여명으로 정원(1220명)을 24% 초과했다. 이 중 55개국 출신 외국인 수용자는 590여명이다. 2017년만 해도 35개국 출신의 외국 수용자가 있었었는데 9년 사이 20개국이 추가됐다. 중국, 태국, 베트남부터 카자흐스탄, 적도기니 등까지 다양하다. 국적별로 보면 중국 117명, 태국 104명, 베트남 55명 등 순으로 많다.
55개국 수용자들이 있으니 날마다 ‘통역 전쟁’이다. 영어 대화가 가능하다는 서영준 기동순찰팀장은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이 오다 보니 영어로만 대화가 안 되는 게 고민”이라고 말했다. 요즘 서 팀장은 무전기와 연동되는 번역기를 휴대전화만큼이나 자주 사용한다. 여러 국적이 모이니 모국어가 아니어도 제3의 언어를 하는 수용자들이 있어 도움을 받기도 한다고 했다. 국제협력과 소속 유상현 교도는 최근 이란 국적 수용자를 담당하면서 “이란어 벼락치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래도 본인들의 언어를 써주면 좀 더 마음을 여는 것 같더라”며 “최소한 인사말이라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천안교도소에 신설된 국제협력과에선 대사관 연락 업무를 포함해 국제이송 신청, 외국인수용자 교육 및 상담, 번역 및 통역지원 업무 등을 수행한다. 이곳엔 중국어·베트남어·태국어·러시아어·스페인어 등 5개 국어 전공자 13명이 있다. 수용생활 안내서는 영어·몽골어·캄보디아어·필리핀어 등을 추가해 소책자로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다른 국적만큼이나 먹는 음식 관리는 교도관들의 주요 업무 중 하나다. 경향신문이 이날 둘러본 14개 수용실 문 앞엔 수용자들의 식단이 표기돼 있었다. ‘양 2’라고 적힌 단어는 수용된 8명 중 2명이 양식을 먹는다는 뜻이다. 이곳에선 한식(한국인)과 양식(외국인), 이슬람식(무슬림) 등 3개 식단이 있다.
최근 늘어난 마약사범 관리도 신경 쓰는 부분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2016년만 해도 외국인 수형자 중 마약사범은 149명으로 살인(248명), 사기·횡령(203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지난해 기준으로 외국인 수형자 중 마약사범이 1013명으로 주요 강력범죄 중 가장 많았다. 실제 이날 참관한 14개 수용실 중 마약사범이 없는 방은 없었다. 한 개 수용실 당 수용된 6~8명 중 2~3명이 마약사범이었다. 유 교도는 “외국 마약범죄는 조직범죄인 경우가 많고, 이들은 출소 후 본국에서의 보복을 두려워해 같은 국적의 힘이 센 수용자의 말을 더 따르기도 한다”며 “한국어를 하지 못하는 외국인 수용자가 근무자 지시를 이해하지 못해 오해까지 더해지면 관리가 더 어렵다”고 말했다.
새로운 국적의 마약범죄 수용자들이 늘면서 교도관 업무부담은 커졌다. 9개 과에 330여명이 근무 중이고 수용자를 직접 관리하는 보안과에서만 220여명이 일한다. 야근에는 28명이 배정돼 1명당 50여명을 담당해야 한다. 특히 야근팀장(6급)은 직원과 수용자 전체를 관리해야 한다고 한다. 교도관들은 “직무 위험성 등을 반영한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야간에 20~30분 간격으로 비상벨을 누르며 “본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수용자를 달래는 일도 야근자들의 일이다. 이 때문에 유 교도는 한 때 비상벨 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의 트라우마를 겪었다고 했다. 최근 전쟁이 벌어진 이란에서 동생이 안부를 전해왔다는 소식을 대사관을 통해 듣고 이를 수용자에게 전달한 일은 보람이었다. 유 교도는 “대사관을 통해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있어 뿌듯했다”고 말했다.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했다가 한국군에 생포된 소말리아 해적들도 천안교도소를 거쳐갔다. ‘BBK 주가조작 사건’ 주범인 미국 국적 김경준 전 BBK 대표는 이곳에서 8년 형기를 살고 2017년 3월 만기 출소했다. 이태원 살인사건 주범으로 2017년 대법원에서 징역 20년이 확정된 미국인 아서 패터슨은 현재 이곳에서 수형 생활을 하고 있다.
지난달 감사원의 코로나19 이물 백신 감사 결과 발표 이후 백신 불신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은 오염된 이물 백신이 걸러지지 않고 접종됐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면서, 감사 결과가 백신 접종 거부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다.
조동찬 한양대 의대 특임교수는 31일 서울대 보건대학원 주최로 열린 ‘코로나19 대응 실태 감사원 발표가 감염병 위기 소통에 주는 교훈’ 토론회에서 감사원 자료가 코로나19 백신 관리에 대해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표현들로 작성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달 23일 감사원이 발표한 ‘코로나19 대응실태 감사 결과’ 보고서에는 2021년 3월부터 2024년 10월 사이 총 1285건의 코로나19 백신 이물 신고가 들어왔다는 내용이 담겼다. 감사원은 질병관리청이 이 사실을 식약처에 통보하지 않았으며, 이물 백신과 제조번호가 동일한 다른 백신들에 대해 접종 보류 조치를 신속하게 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이후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이물 백신 진상규명을 위해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는 요구와 함께 코로나19 백신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확산했다.
총 1285건의 이물 신고 중 곰팡이가 나온 것은 1건, 머리카락이 나온 것은 2건이며 이들은 백신을 제조하는 과정이 아니라 의료진이 희석하는 과정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감사원 자료에는 이런 설명이 생략돼있었다. 또한 감사원이 이물 백신과 동일한 제조번호의 백신이 접종된 것을 문제삼은 이유는 이 백신들이 위험해서가 아니라 ‘일단 보고 후 접종 보류’라는 절차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었음에도, 감사원 보고서만 보면 마치 ’이물질이 있는 백신이 접종됐다‘라고 읽힐 소지가 있다.
조 교수는 이러한 점들을 짚으며 “질병청과 감사원이 상의하며 교정했어야 할 내용들이 왜 사전에 걸러지지 않았을까. ’질병청이 감사결과를 수용했다‘라는 표현이 자료에 들어간 부분이 가장 아쉽다“라고 말했다.
정통령 질병청 의료안전예방국장은 “감사보고서가 틀렸다는 것이 아니라 뉘앙스가 다른 측면이 있었는데, (질병청이) 감사과정에서 디테일을 충분히 챙기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며 “위험 커뮤니케이션과 관련해 국민들과의 소통 뿐만이 아니라 기관들끼리의 소통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질병청은 다음날에서야 설명자료를 내 오해를 바로잡으려 했으나, 이미 ’곰팡이 백신‘과 같은 제목의 기사들이 쏟아진 후였다. 정재훈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감사원 발표가 있던 날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빠른 속도로 관련 글이 올라오고 높은 추천수를 받았다”며 “(SNS 기반 환경에서는) 대응해야 하는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질병청이나 전문가들이 24시간 이내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어려운데, 그것이 새로운 위기 환경이자 큰 어려움”이라고 했다.
감염병이 한창 유행하는 시기에는 정부가 메시지에 혼선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지만, 유행하지 않는 시기에는 오히려 ’가짜뉴스‘들에 대한 주의가 느슨해지면서 대응이 더 어려워진다는 점도 지적됐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 교수는 “위급한 상황에서는 저널리즘 영역에서도 (가짜뉴스에 대한) 게이트키핑을 좀 더 해주지만, (팬데믹 이후인) 이 시기에는 의도하지 않았던 ’공격적 저널리즘‘이 더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혜진 한양대 광고홍보학과 교수(전 식약처 소비자위해예방국장)는 “백신이 ‘안전’하다고만 말할 것이 아니라, ‘왜’ 안전한지를 설명해주는 것이 더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일 6·3 지방선거 당 1호 공약으로 수도권 반값 전세 추진을 발표하며 현장 민생 행보에 나섰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유력 출마자들은 장 대표의 공약 발표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선거 사령탑 역할을 해야 할 당대표의 존재감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 대표는 이날 서울 마포구 한 공인중개사무소와 아파트 단지를 방문해 간담회를 진행하고, 1호 공약으로 ‘내 집 마련에 자유를’ 부동산 공약을 발표했다. 공약에는 수도권 반값 전세 도입 및 확대, 출산 연동형 주거자금 대출 지원, 월세 세액공제 확대, 청년 월세 지원 한도 상향, 전세자금대출 인지세 면제 등이 담겼다.
장 대표 발표 현장에 서울시장과 구청장 주요 후보자들은 방문하지 않았다. 마포구의회 의원과 지역주민 30여명이 현장을 찾았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강원 철원에서 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파란색 점퍼를 입은 채 참석한 출마자들이 줄지어 정청래 대표와 사진 촬영을 하던 모습과 대조됐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선거 사령탑 역할을 해야 할 당대표의 존재감이 미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 대표는 지난달 별다른 지역 일정이나 현장 민생 행보도 없었다. 반면 정 대표는 지난달 지역 현장을 8회 찾았고, 특히 영남권을 집중적으로 방문하는 광폭 행보를 보였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장 대표가 페이스북에 ‘1일 2개 메시지’를 올려 대여 투쟁에 집중하고 향후 민생 현장 활동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재명 정권의 서민 죽이는 부동산 폭정을 막으려면 국민의힘 지방정부를 선택하는 길밖에 없다”고 썼다.
지난달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적 복귀 반대’ 내용을 담은 결의문을 발표한 이후 당의 기조 변화를 위한 행보 역시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장 대표는 결의문 발표 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의 80주년 기념식과 대한의사협회의 성분명 처방 궐기대회를 찾아 윤석열 정부의 노동·의료 정책과 관련해 사과했지만 이후 전 정부 정책 비판은 하지 않았다.
이날 6·3 지방선거 승부처로 꼽히는 서울·부산시장 선거 가상 양자 대결에서 민주당 유력 주자들이 국민의힘 후보들을 모두 10%포인트 안팎의 격차로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면, 서울시장 후보 양자 대결에서 민주당 소속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 지지율은 42.6%,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은 28.0%를 기록했다. 부산시장 선거도 전재수 민주당 의원(43.7%)과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부산시장(27.1%)의 양자 대결에서 전 의원이 16.6%포인트 앞섰다.
이 조사는 서울 지역의 경우 지난달 29~30일 서울 거주 성인 남녀 80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이며 응답률은 8.6%다. 부산 지역의 경우 지난달 28~29일 부산 거주 성인 남녀 804명을 대상으로 실시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이며 응답률은 9.7%다. 두 지역 모두에서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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